전체 글 15

WINE 01. 와인이란 무엇인가

핵심 요약와인(wine)은 기본적으로 포도 또는 포도즙을 발효해 만든 술이다.포도즙에 들어 있는 당을 효모가 이용하면 알코올과 이산화탄소가 생긴다. 발효가 진행되는 동안 포도의 달콤한 즙은 알코올과 산도, 향과 질감을 지닌 와인으로 바뀐다. 하지만 발효만으로 모든 와인이 비슷해지는 것은 아니다.포도 품종, 포도가 자란 환경, 수확 당시의 익은 정도, 발효와 양조 방법, 숙성 방식이 함께 작용해 한 병의 성격을 만든다. 같은 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산지와 빈티지, 양조자의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향과 맛을 보여줄 수 있다.와인을 이해할 때 가장 먼저 기억할 원리는 이것이다.와인은 포도의 맛을 그대로 병에 담은 음료가 아니라, 포도가 자란 환경과 익은 상태, 발효와 양조 과정이 함께 만들어낸 술이다.따라서 와..

TEA 25. 차 문화

핵심 요약차는 같은 찻잎으로 만들어도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마시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된다.중국에서는 작은 다관이나 개완에 찻잎을 넉넉히 넣고 여러 번 우려 향과 맛의 변화를 따라가기도 한다.일본에서는 말차 한 잔을 내기 위해 다실의 공간과 도구, 손의 움직임과 손님을 맞는 태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다듬는다.한국에서는 차를 지나치게 과시하기보다 자연스럽고 단정하게 우려 함께 나누는 태도를 중요하게 여겨왔다.영국에서는 차가 식사와 사교의 한 장면이 되었고, 인도에서는 차가 우유와 설탕, 향신료와 만나 거리와 가정의 일상 음료가 되었다.모로코에서는 민트티가 환대의 표현이 되고, 티베트와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차가 지방과 소금을 더한 생활 음식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그래서 차 문화를 공부한다..

TEA 24. 흑차와 보이차

핵심 요약흑차와 보이차는 차를 공부할수록 가장 많은 오해를 만나는 영역이다.보이차는 모두 오래된 차라고 생각하기 쉽다.생차는 자연발효차이고 숙차는 인공차라고 단순하게 나누기도 한다.오래될수록 무조건 좋아진다고 믿거나, 짙고 검은 차탕이 나올수록 깊은 차라고 판단하기도 한다.건창, 습창, 고수차, 순료, 단주, 노반장, 빙도, 금화 같은 용어가 한꺼번에 등장하면 차의 맛보다 이름과 연도, 포장지에 더 먼저 설득되기 쉽다.하지만 흑차와 보이차를 이해하는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흑차는 미생물과 시간의 작용을 활용하는 후발효차의 큰 범주다.보이차는 중국 윈난의 특정 원료와 제조 전통을 바탕으로 만든 차이며, 생차와 숙차로 나뉜다.그리고 이 둘은 완전히 같은 말이 아니다.보이차는 넓은 의미의 후발효차 세계와 연결..

TEA 23. 홍차

핵심 요약홍차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마시는 차 가운데 하나다.영국의 애프터눈 티, 인도의 차이, 홍콩 밀크티, 러시아식 차문화, 호텔 조식의 티백까지 서로 전혀 다른 장면에 홍차가 등장한다.그런데 홍차를 막상 공부하려고 하면 곧 혼란스러워진다.다즐링도 홍차다.아쌈도 홍차다.실론도 홍차다.기문과 정산소종, 전홍과 금준미도 모두 홍차다.얼그레이는 홍차일 수도 있고 다른 차를 바탕으로 만들 수도 있다.잉글리시 브렉퍼스트는 특정 산지의 차가 아니라 여러 홍차를 섞은 블렌드인 경우가 많다.또 홍차 등급표에서 OP, BOP, FOP, TGFOP 같은 낯선 문자를 만나면 등급이 높을수록 무조건 더 좋은 차인지 궁금해진다.홍차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름을 외우는 것이 아니다.먼저 다음 네 가지를 구분해야 한..

TEA 22. 우롱차(청차)

핵심 요약우롱차를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혼란스러워진다.철관음도 우롱차다.무이암차도 우롱차다.봉황단총도 우롱차다.대만 고산차도 우롱차다.그런데 실제로 마셔보면 이 네 종류는 같은 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르다.어떤 우롱차에서는 흰 꽃과 배, 멜론 같은 맑은 향이 난다.어떤 차에서는 복숭아와 꿀, 열대과일 같은 화려한 향이 올라온다.어떤 차에서는 구운 곡물과 견과류, 카카오와 목질향이 느껴진다.어떤 차는 가볍고 맑으며 향이 높다.어떤 차는 진하고 묵직하며 입안과 목에 긴 여운을 남긴다.이처럼 우롱차의 세계가 넓은 이유는 우롱차가 하나의 고정된 맛을 뜻하지 않기 때문이다.우롱차는 찻잎을 부분적으로 산화시키고, 잎을 흔들고 상처 내며, 살청과 유념, 건조와 배화 등을 조절해 매우 다양한 향미를 만드는 차의..

TEA 21. 백차와 황차

핵심 요약백차와 황차는 육대다류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차다.녹차와 홍차는 이름만 들어도 어느 정도 이미지가 떠오른다. 우롱차와 보이차도 유명한 대표 차가 많다. 그런데 백차와 황차는 이름은 들어봤어도 실제로 무엇이 다른지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백차는 흔히 가공을 거의 하지 않은 차라고 설명된다.황차는 녹차와 비슷하지만 한 단계 더 부드럽게 만든 차라고 설명된다.두 설명 모두 입문 단계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백차는 단순히 찻잎을 말린 차가 아니다.찻잎을 시들게 하는 위조와 수분을 안정적으로 줄이는 건조가 핵심이며, 이 과정에서 꽃과 풀, 과일과 꿀을 연상시키는 향미가 형성된다.황차 역시 녹차를 오래 두었다가 누렇게 만든 차가 아니다.녹차처럼 먼저 살청한 뒤, ..

TEA 20. 녹차

핵심 요약녹차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익숙하면서도, 제대로 들어가 보면 가장 복잡한 차 중 하나일 것이다.한국의 우전과 세작, 중국의 서호용정과 벽라춘, 일본의 센차와 교쿠로, 그리고 말차까지 모두 녹차에 속한다. 하지만 이 차들을 실제로 마셔보면 같은 종류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향과 맛, 외형이 다르다.어떤 녹차에서는 갓 깎은 풀과 어린 잎의 싱그러움이 느껴진다.어떤 녹차에서는 밤과 볶은 콩 같은 고소한 향이 난다.어떤 녹차에서는 김이나 해조류 같은 향과 강한 감칠맛이 나타난다.또 어떤 녹차는 꽃과 과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이렇게 큰 차이가 생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품종·산지·재배·채엽 시기·살청 방법·성형·건조·보관·우리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그래서 녹차를 단순히 발효하지 않은 차, 또는 건강에..

TEA 19. 차의 건강 효능과 오해

핵심 요약차를 오래 마시다 보면 어느 순간 차 자체보다 차를 둘러싼 수많은 건강 이야기를 더 많이 듣게 된다.녹차는 살을 빼준다.보이차는 기름을 녹인다.말차는 최고의 슈퍼푸드다.백차는 가공이 적어서 가장 건강하다.오래된 차는 약이 된다.첫물을 버리면 농약과 카페인이 모두 제거된다.유기농차는 무조건 안전하다.티백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디톡스 차를 마시면 몸속 독소가 빠진다.이런 말들 가운데는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에서 출발했지만 지나치게 확대된 것도 있고, 특정 조건에서만 맞는 사실을 모든 차와 모든 사람에게 일반화한 것도 있다. 과학적 용어를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분명한 주장도 있다.그래서 차와 건강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효능이 있다, 없다라는 두 가지 답만 찾으면 안 된다.더 중요..

TEA 18. 차를 마실 때 주의할 점

핵심 요약차는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마셔온 음료이고, 대부분의 건강한 성인에게 적당한 차 음용은 안전한 생활 습관이 될 수 있다.하지만 차는 자연에서 온 음료니까 많이 마셔도 괜찮다거나 건강에 좋은 차라면 언제 어떻게 마셔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실제로 차를 마시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아침 공복에 녹차를 마셨더니 속이 울렁거린다.평소보다 진하게 우린 차를 마셨더니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다.차를 여러 잔 마셨더니 심장이 두근거린다.저녁에 우롱차를 마셨더니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식사할 때마다 차를 마시는데 철분 흡수에는 문제가 없을까?약을 먹을 때 차와 함께 삼켜도 될까?임신 중이거나 빈혈이 있을 때도 차를 마셔도 될까?이런 질문에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답이 없다.차가 ..

TEA 17. 차와 카페인

핵심 요약차를 마시면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카페인이다.녹차는 카페인이 적고 홍차는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백차는 순하고 부드러우니 카페인도 적을 것 같고, 오래 숙성한 보이차는 카페인이 거의 사라졌을 것 같기도 하다. 첫물을 버리면 카페인이 대부분 빠진다는 이야기도 있고, 냉침차는 카페인이 없거나 매우 적다는 설명도 흔히 볼 수 있다.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차 한 잔의 카페인 양은 차의 이름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같은 녹차라도 품종과 채엽 부위, 재배환경, 찻잎의 양, 물의 온도, 우리는 시간에 따라 카페인 섭취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어린 싹을 많이 사용한 섬세한 차가 오히려 카페인을 많이 함유할 수도 있고, 부드럽고 달콤하게 느껴지는 차라고 해서 반드시 카페인이 적..

TEA 16. 차와 건강

핵심 요약차를 마시는 가장 오래된 이유 중 하나는 맛과 향이지만, 많은 사람이 차에 관심을 갖게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건강이다.녹차는 항산화에 좋다고 하고, 홍차는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보이차는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마시면 좋다고 하고, 말차는 슈퍼푸드처럼 소개되기도 한다. 백차는 가공이 적어서 가장 건강하다는 이야기도 있다.그렇다면 정말 그럴까?먼저 결론부터 말하면,설탕이나 과도한 첨가물 없이 마시는 차는 건강한 식생활의 일부가 될 수 있고, 장기간의 차 섭취가 일부 건강 지표와 긍정적인 관련성을 보인다는 연구도 많다.하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덧붙여야 할 말이 있다.차는 약이 아니며, 특정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이 두 문장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차에는 카테킨, ..

TEA 15. 차를 구매하는 법

핵심 요약차를 마시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이 차를 사는 일일 때가 있다.온라인에는 수많은 차가 있고, 설명은 모두 좋아 보인다.고산, 고수, 정암, 명전, 수제, 전통 방식, 한정 생산, 노차, 야생, 유기농, 대사 작품 같은 표현이 붙는다.가격도 천차만별이다.비슷해 보이는 차가 한 곳에서는 2만 원이고, 다른 곳에서는 20만 원일 수 있다.이때 많은 사람이 두 가지 중 하나로 간다.하나는 가장 비싼 차를 고르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가장 저렴한 차를 고르는 것이다.하지만 둘 다 안전한 방법은 아니다.차를 잘 구매하려면 가격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이 차가 정확히 무엇인지어떤 근거로 이런 설명이 붙었는지판매자가 어떤 정보를 공개하는지샘플이나 소량 구매가 가능한지실제 차가 설명과 일..

TEA 14. 차 보관법

핵심 요약차는 만든 순간부터 조금씩 변한다.어떤 차는 신선함이 중요하고, 어떤 차는 시간이 지나며 향미가 달라진다. 그래서 모든 차를 같은 방식으로 보관하면 안 된다.녹차는 공기와 열, 빛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청향 우롱과 향이 섬세한 홍차도 밀폐와 저온이 중요하다.반면 보이차와 일부 흑차는 지나친 밀폐보다 안정적인 온도와 습도, 깨끗한 공기 환경이 더 중요할 수 있다.차 보관의 기본 원칙은 다음 다섯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빛을 피한다.습기를 피한다.높은 온도를 피한다.산소와 불필요한 접촉을 줄인다.강한 냄새와 분리한다.하지만 이 원칙도 차의 종류에 따라 적용 방식이 달라진다.녹차에 필요한 밀폐와 저온이 보이차에 그대로 적합한 것은 아니다.반대로 보이차처럼 보관하겠다며 녹차를 통기성 있는 종이에 오래 ..

TEA 13. 좋은 차를 고르는 법

핵심 요약차를 사거나 마시다 보면 결국 이런 질문에 도착한다.그래서 좋은 차는 어떻게 알아볼까?가격이 비싸면 좋은 차일까?유명한 산지에서 생산되면 좋은 차일까?향이 강하면 좋은 차일까?쓴맛과 떫은맛이 없으면 좋은 차일까?오래된 차라면 더 좋은 차일까?결론부터 말하면 어느 하나만으로는 좋은 차를 판단할 수 없다.좋은 차를 볼 때는 외형, 향, 수색, 맛, 질감, 여운, 엽저를 서로 연결해서 보아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차가 어떤 종류이고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녹차의 신선함을 판단하는 기준과 숙성 보이차의 품질을 판단하는 기준은 같을 수 없다.좋은 녹차에서 오래된 나무향을 기대할 이유가 없고, 오래 숙성된 보이차에서 갓 딴 풀처럼 싱그러운 향을 기대할 수도 없다.그..

TEA 12. 차를 품평하고 기록하는 법

핵심 요약많은 사람들이 차를 마신 뒤 이렇게 말한다."맛있었다.""향이 좋았다.""괜찮았다."그런데 일주일만 지나도 어떤 차였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한 달이 지나면 더 그렇다.분명히 매우 마음에 들었던 차인데 이름만 기억나고, 왜 좋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반대로 별로였던 차도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오래 마셔도 경험이 잘 쌓이지 않는 이유다.차를 오래 마시는 것과 차를 많이 이해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다.경험은 기억될 때 자산이 된다.그리고 기억은 기록할 때 비로소 축적된다.차를 품평(品評)한다는 말 때문에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하지만 품평은 전문가가 점수를 매기는 일이 아니다.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는 과정이다.즉,이 차가 비싼가?..